“전자문서 활용도 높일 관건은 블록체인”

DTT얼라이언스 신재혁 이사·김종환 고문 인터뷰
블록체인 내세운 전자문서 유통 ‘DTT얼라이언스’ 출범
잃어버리면 회사 탓 “종이서류→전자문서로 혁신 시도 꾸준”
목표는 ‘투명한 전자문서 유통망 형성’으로 기존 보관소 한계 극복

“전자문서 시장 주도권 잡기 나선 기업들 많죠. 안타까운건 다양한 전자문서를 유통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도권 잡기 경쟁에 나섰다는거에요.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이 손에 꼽히는 이유죠. 이를 블록체인이 대신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전문 기업 블로코에서 DTT얼라이언스를 주도하는 신재혁 이사와 김종환 고문(이하 DTT얼라이언스 사무국)은 최근 IT조선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미 전자문서 시장을 둘러싸고 핀테크·이동통신사·전통 금융권 등이 선점 경쟁에 나선 가운데 블록체인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왼쪽부터) 김종환 블로코 고문과 신재혁 블로코 글로벌 마케팅 이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디지털 전환이 확산되면서 전자문서 활용 수요가 증가한다. 하지만 전자문서를 보관하는 공인전자문서보관소는 비용·기술적 한계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는 국가 지정을 받아 기업·은행·신용카드사 등 타인이 의뢰한 전자문서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그 내용과 송수신 여부를 증명하는 공신력있는 제3의 기관을 말한다.

보관소가 갖는 문제를 보완하고 증가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처럼 소비자 접근성이 뛰어난 사업자가 중개업자로 나섰다. 그럼에도 전자문서는 여전히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다. 지원되는 전자문서 종류가 적기 때문이다.

전자문서는 위·변조가 쉽고, 서버 오류나 물리적 손상에 의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같은 기업이 중개업자로 나선 셈이다. 기업 기밀 정보와 고객 정보가 이들 기업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가워할 업체는 없다. 보안성과 신뢰성, 탈중앙화 특성을 지닌 블록체인 기술이 전자문서와 궁합이 잘 맞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이유다.

“전자문서 유통에 블록체인 더하면 시너지 ↑”

DTT얼라이언스는 이런 고질적인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하기 위해 출범했다. 블로코를 중심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 롯데정보통신, 대보정보통신, 현대오토에버, 한국후지쯔 등 20개의 국내외 기업이 참여한다.

얼라이언스는 기업에 전자문서 등 전자 데이터를 교환·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상호 감시하도록 돕는다. 기존의 중앙화된 공인전자문서보관소나 공인문서중개업자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목표다.

DTT얼라이언스 사무국은 “블록체인이 없었다면 전자문서 시장은 과거 페이 시장처럼 몸집 큰 기업이 독점하는 시장이 됐을 것이다”라며 “탈중앙화 정신을 지향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 시장처럼 몸집 큰 기업이 이기는 시장이 아니라 모두가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문서 위·변조 문제도 블록체인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사무국은 “DTT얼라이언스는 도장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 TSA’를 활용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한다”며 “TSA는 데이터 생성과 수정, 활용 내역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위·변조 검증과 타 기관 서류 활용 내역을 인식하는 차원에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전자문서에 전자도장을 찍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에 TSA를 활용하면 위·변조 여부 검증이 수월하고 외부에서도 해당 전자문서가 진본임을 보다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 모두에게 주도권을”

DTT얼라이언스 출범만으로 기존 전자문서 시장이 갖고 있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전자문서 시장의 기술 성숙도를 우선 다져야 한다는 것이 사무국 입장이다.

이에 사무국은 우선 전자문서 유통 과정에 필요한 블록체인 TSA 표준화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또 정부가 마련하는 전자문서법 시행령 개정안에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가 공인전자문서보관소에 보관된 정보와 같은 수준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대응에도 나선다.

사무국은 “전자문서가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뒤 금융과 공공, 마이데이터, 의료 기록 관리 등 다양한 데이터 검증 과정에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난관은 얼라이언스 가입에 부정적인 기존 전자문서 기업과 대기업 등을 설득하는 과정이다. 이에 DTT얼라이언스 측은 참여 기업이 공동으로 데이터를 검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무국은 “몸집이 큰 일부 기업은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 얼라이언스 가입을 망설인다”며 “얼라이언스는 표준 제정과 전자문서 유통 인프라를 함께 조성해 모두가 상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누구 하나가 주도권을 갖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핵심 데이터가 유통되는 전자문서계 부가가치 통신망(VAN)으로 거듭나 사용자가 어떤 기업 앱을 쓰던간 전자문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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